2021. 10. 14. 00:54ㆍTDR21V - 소설판
기숙사 방을 배정받고, 침대에 앉은 나는 모노모노폰에 적혀있는 규칙을 계속 곱씹고 있었다.
1. 츠키시마 학원에서의 공동생활에 기한은 없습니다.
2. 학원내에서 살인이 일어났을 경우, 학생 전원이 참가하는 "학급재판"이 실시됩니다.
3. 학급재판에서 올바른 검정을 지목했을 경우, 검정만이 벌칙을 받습니다.
4. 학급재판에서 올바른 검정을 지목하지 못했을 경우, 검정 이외의 학생들인 하양이 전원 벌칙을 받습니다.
5. 검정이 승리할 경우, 츠키시마 학원에서 졸업하여 바깥 세상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6. 최후의 두 명만이 생존한 시점에서 살인 게임은 종료됩니다.
7. 밤10시부터 아침7시까지의 "심야 시간"에는 특정 공간의 출입을 금지합니다.
8. 밤시간에는 개인실, 양호실 바깥에서의 취침을 엄격히 금합니다.
9. 모노쿠마는 살인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10. 모노모노폰은 귀중품이므로 부수지 말아주세요.
11. "시체발견 방송"은 3명 이상의 학생이 시체를 발견했을 시 울립니다.
12. 츠키시마 학원에 대해 조사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행동에 제한은 두지 않습니다.
13. 열리지 않은 층, 개방되지 않은 장소에 억지로 들어가 조사해선 안 됩니다.
14. 부상 등 예외를 제외하고는 학급재판에서 무단으로 탈주하거나 불참한 학생은 처형됩니다.
15. 교칙 위반을 저지른 학생은 즉시 처형됩니다.
16. 학원장인 모노쿠마를 향한 폭력은 엄격히 금지됩니다.
17. 학원장의 재량으로 교칙이 추가, 수정될 수 있습니다.
규칙에 별 불만은 없지만, 이 처형이라는 것이 조금 신경쓰였다. 그 자리에서 죽이는 건지, 학급재판이란 걸 끝내고 죽이는 건지.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아무 추리도 되지 않았기에, 폰에 설치된 게임인 테●리스(...)라도 하려고 바탕 화면으로 되돌리니, 현관문에서 '똑똑'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야?"
"나다냥~"
미무라였다. 자기소개 때 한 그렇고 그런 이야기를 진짜로 들으러 온 건가.
적당히 "예이 나갑니다~"라 대답하고 방 문을 열어주었다.
"헤헤, 세이카 짱이다냥~"
"누구 마음대로 이름 부르래... 무슨 일이야? 진짜로 야한 얘기 해 달라는 거야?"
"움~ 그것도 있지만 말이지냥~"
그렇게 말하고는 등 뒤에서 슬며시 배게를 꺼내들었다. 기숙사에서 가져온 것 같다.
"괜찮으면 그게, 같이... 잘래?"
뭐?
거절하면 문 앞에서 자겠다 해서 어쩔 수 없이 방에 들였다. 방 침대를 보자마자 다이빙. 고양이처럼 그루밍하며 기분 좋아한다. 진짜 고양이 같아서 귀엽긴 하네.
"? 왜 그래냥?"
"아냐. 딱히."
조금 속 보일 것 같은 표정을 한 것 같아서 헛기침을 하고 침대에 살짝 앉는다.
"이렇게 둘이 있으니까 러브호..."
"닥쳐. 이거 그런 소설 아냐."
"뭐?"
"아냐."
하마터면 이 소설의 수위가 하늘 높이 치솟을 뻔 했다.
"세이카 짱은 그, 좋아하는 여자 타입이라던가 있어냥?"
"나? 음... 딱히 없는데?"
"그럼 남자 쪽은?"
"당연히 없어."
"헤에~..."
뿅뿅거리는 소리가 들려 뭘 하나 보니, 배게를 끌어안은 채로 테●리스를 하고 있었다.
"미무라 너야말로 좋아하는 남자 있어?"
"글쎄~ 너무 많은 남자를 봐 와서, 이젠 내 취향이 뭔지도 잊어버렸어냥."
은근 멀티태스킹 하면서도 냥체는 안 잊어버리네.
개인실의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그럼 난 잘거니까 너도 적당히 자."
포옥.
갑자기 미무라가 내 등에 달라붙었다.
"?"
"어두운 거, 싫으니까. 오늘 하루만, 이렇게 자도 돼?"
"...그래."
들러붙은 그녀의 체온은.. 의외로 따뜻했다.
-
딩동댕동.
[아아,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학생 여러분, 좋은 아침입니다. 오전 7시가 되었습니다, 일어나실 시간이에요. 오늘 하루도 힘차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 학원에서 보내는 그 첫째 날 아침이 찾아왔다.
나는 비몽사몽한 채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머리가 헝클어져 있었고, 침이 조금 흐르고 있었다. 옆에는 미무라가... 없다?
그럼 그렇지. 어제 온 미무라는 분명 환상일...
"푸하~ 개운하다냐~ 아..."
갑자기 왜 당당하게 맨몸으로 내 개인실 샤워실에서 샤워하고 나오는 건데.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
왜 네가 소리지르는 거냐. 지르는 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너, 너 언제부터 일어나 있었어!!"
"지금 일어났어."
"내가 씻기 시작할 때부터 훔쳐본 거 아니지!?"
"그럼 내가 문 앞에 있었겠지."
그보다 안 부끄럽냐? 너 지금 맨몸에 수건만 걸친 채로 내 눈앞에 있다고.
"...빨리 다시 이불 덮고 누워 변태야!!"
"예이 예이."
내 그럴 줄 알았다.
츠키시마 학원의 첫 아침을 맞이한 학생들은 식당에 모여 각자 조식을 먹는데, 여기서 학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로 남들보다 조금 일찍 일어나 움직이다 와서 아침을 먹는 사람들. 츠미기리, 시루시, 던케르크, 안나, 에도가와가 여기에 해당한다.
두 번째로 아침 방송이 울릴 때 일어나, 적당히 씻고 나와 아침을 먹는 사람들. 나와 미무라, 타카하시, 카츠라기, 마모리, 카케미즈, 쿠로자와, 세키가하라, 호시카게로, 대부분의 학생이 여기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아침 방송이 울리고 시간이 꽤 지나서 아침을 먹으러 오는 마이페이스들. 카네다, 나가사키가 여기에 해당한다.
"응? 여기 음식 생각보다 맛있는데?"
"그러게 말임다. 왠만한 5성급 호텔 정도의 식재료가 들어간 모양이네요."
마모리와 카츠라기는 의외로 마음에 들었다는 듯 각자가 집어 온 카츠동과 햄치즈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다.
"나쁘지 않네." 나도 디저트로 먹으려고 가져온 에그타르트를 먹으며 동의했다.
"그것보다, 카네다랑 나가사키는 아직 안 일어난 건가? 걔네들, 껄렁하지만 성실할 줄 알았는데 의외네."
"...그냥 안 왔으면 좋겠어."
에도가와는 두 사람을 찾는 눈치였지만, 세키가하라는 그닥 오지 않았으면 하는 눈치였다. 특히 나가사키가.
아무래도 어젯밤, 둘 사이에 또 뭔가 있었나 보다.
"그것보다, 미무라 양이랑 이치노사키 군, 둘이 방에서 같이 나오던데, 무슨 일 있었슴까?"
"뭐뭐뭐?! 그그그그런 거 없다냐!!"
"마, 맞아 맞아~ 아무 일도 없었어!! 우리 사이엔..."
"버벅거리는 거 보니까 좀 수상하긴 하지만..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넘어가긴 할건데. 수상하면 나중에 불게 만들겠어."
마모리 이 자식, 무섭다. 고문하려는 거냐?
조식시간을 마친 뒤, 시계는 9시를 향하고 있었다.
자, 그럼 오늘 하루는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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