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R21V] 챕터 1 <절망 학원 살인사건> -5

2021. 10. 20. 18:24TDR21V - 소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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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유일한 희망...?"
"대체 무슨 의미야, 이거..."

영문을 모르겠다. 사람을 죽여주길 바라는 모노쿠마가 이런 글을 남긴다고?
에도가와 양도 나와 대강 비슷한 생각일 것이다.

"...에도가와 양. 지금은, 이것에 대한 해답을 찾을 때가 아닌 것 같아. 일단 이 개인실 안에서 조사할 수 있는 걸 더 찾아보자."
"..그래. 분하지만...말이지."

말탄환 수집 : 카케미즈의 '동기'

대강적인 조사는 끝났기에, 문제의 샤워실을 조사하는 일만 남았다.
그리고, 샤워실은 우리의 생각을 뒤집어 놓았다.

"피, 피투성이 샤워실..."
"..."

분명 밖에서 살해당했기 때문에 수상한 점 없어야 할 샤워실은, 배수구를 기준으로 사방에 피가 튀어 있었다.

"이건 대체..."

에도가와 양은 가까이 가서 핏자국들을 조사해 봤다. 물기가 피와 섞여있었다. 아마도 범인은 카케미즈를 피투성이로 때려놓고는 여기서 피를 씻고 체육관에 매달아놓은 것이리라.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피를 씻어내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방의 피는 완전히 처리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건.. 증거가 될지도 몰라."

말탄환 수집 : 피투성이 샤워실

"자, 그럼.. 이제 더 조사할 곳은?"
"더 조사할 곳은 없어. 이제.. 약간 질문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
"그래... 난 여기서 좀 더 조사할테니 먼저 가.
...혹시 괜찮으면 가는 길에 카츠라기 좀 불러줘. 이 혈흔에 대해 더 조사해 보고 싶어."
"응. ...힘내."

질문할 사람은 셋. 그들을 지금 찾으러 가야 했다.
카츠라기를 에도가와 양이 있는 곳에 대려다 주고, 나는 발골음을 옮겼다.
먼저 가볼만한 곳은... 매점.

"카네타. 괜찮으면 잠깐 얘기좀 할까."
"응? 이 바쁜 와중에? 나야 괜찮지만..."

카네타는 홀로 매점을 조사하고 있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는 것 같았다.

"혹시 괜찮으면, 어제 심야시간 직전부터 오늘 기상시간까지 있었던 일들을 말해줄 수 있을까?"
"에? 구, 굳이 나? 왜...?"
"다른 사람들한테도 나중에 물어볼 내용이긴 하지만, 어젯밤에 조금 신경쓰이는 일이 있었거든. 거기 너도 엮여있을 지 몰라서 말이야."

내 질문에 그는 적잖이 당황한 것 같다. 몇 초 정도 망설였다가 말하기 시작했다.

"어젠 별 알 없이 심야시간이 돼서 바로 자러 갔는데, 새벽...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잠이 안 와서 잠시 기숙사 안을 돌아다녔어. 주로 세탁실에 있었던 것 같아. 그 뒤엔 평소랑 똑같이 자고 일어났어."

거짓말이다. 분명 어제 카네타는 호시카게 양에게 고백하다 차였으니 말이다. 부끄러우니 숨기는 건 당연하지. 일부러 아픈 곳을 꼬집지는 말도록 하자.
그렇다면 건진 정보는 새벽에 돌아다녔다는 정도 뿐이다.

말탄환 수집 : 카네타의 증언
말탄환 수집 : 카네타의 고백


"알았어, 알려줘서 고마워 카네타. 조사 힘내."
"어? 응. 너도 힘내라!"

다음으로 가 볼 곳은...

"이치노사키!"
"응?"

마모리 군이 내게 달려왔다. 분명 체육관에 있어야 할 텐데?

"큰일 났어, 너도 체육관에 좀 와 봐!"
"무, 무슨 일인데?"
"안나랑 세키가하라가 싸움이 붙어선... 일단 가서 말할게!"

그렇게 말하곤 마모리 군은 내 손목을 붙잡고 빠르게...

"으아아아아아악!!!!!!????"

전투기같은 기세로 전속력으로 체육관에 달려갔다.

"이치노사키 데려왔어!"

도착하자마자 냅다 날 던져버렸고, 조준이 잘못되어 난 체육관 벽에 얼굴째로 부딪히고 말았다.

"..."

아프잖아 임마... 이건 나중에 제대로 되갚아주마.

"아파... 그래서, 둘이 왜 싸우는 건데."
"아니, 난 내가 모아온 증거와, 지금 상황으로 츠미기리가 범인이 아닌지 추측해본 것 뿐인데, 그걸 갖고 이 땅꼬마가 계속 지랄 말라며 욕 박잖아."
"네가 욕할만한 소리를 지껄였으니까 그렇지! 츠루기는 범인 따위가 아냐! 절대, 사람을 죽일 사람이 아니라고! 이치노사키, 넌 믿어줄 거지..? 그렇지!?"

아무래도 세키가하라의 역린은 츠미기리고, 안나 양이 그걸 건드려서 이 사단이 난 것으로 보인다. 좀 성가신데.

"자 자, 일단 둘 다 화내지 좀 마. 안 그래도 방금 벽에 머리 박아서 아픈데 더 머리아파."
"미스즈짱도 진정하래이, 나중에 니 묵고 싶은거 매점서 마이 사줄거니까, 응?"
"무다아아!!"
"게흐윽?!"

뭐냐 그 신음소리, 너 M이냐?

"...아무튼, 제대로 된 증거가 없으면 난 이 주장 꺾지 않을 거니까, 알아서들 해."

그리 말하고는 안나 양은 두 사람을 등지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잠깐만. 나도 너랑 얘기 좀 하자."

탁, 하고. 체육관을 나가려던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뭐야."
"아무리 냉정하게 추리하고 있다 해도, 모두가 납득하지 못할 뿐더러, 진짜 진실이 아닌 추리는 나도 용납할 수 없어."
"그래서? 때려눕혀서라도 취소시키려고?"
"...학급재판에서."
"하아?"
"학급재판에서, 네 그 추리가 틀렸다는 걸 증명해 보이겠어."
"...좋아, 마음대로 해."

얼떨결에 듀얼 뜨자는 식이 되긴 했지만, 상관 없다. 어차피 누구와든 이런 식으로 부딪힐 거라 생각했으니.

"그건 그렇고, 새벽에 큰 소리가 들려서 잠을 설쳤다 했지. 그건 무슨 소리야?"
"아, 그거? ..."

소리에 대해 물으니 그녀는 갑자기 당황한 듯 주저하기 시작했다.

"...왜 아무 말이 없어?"
"그 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지금 확실히 알았어. 그 소리. 그냥 넘겨선 안 됐는데..."

그리고 그녀가 꺼낸 소리의 정체, 그것은-

"-카케미즈가 누군가와 몸싸움하는 소리였어."

말탄환 수집 : 몸싸움하는 소리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