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R21V] 챕터 1 <절망 학원 살인사건> -4

2021. 10. 19. 23:45TDR21V - 소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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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뿌뿌~ 결국 죽어버렸네~ 죽기엔 아까웠는데 말이야~ 카케미즈 군~"

모노쿠마는 카케미즈 군의 시체에 침을 튀기면서 말했다. 진짜로 침이 나오진 않았지만.

"뭐, 일단 살인이 났으니 나도 역할을 해야지~"

그리 말하며 모노쿠마는 어딘가에서 플라스틱 폴더를 꺼내 시체 근처에 놓았다.

"그럼, 지금부터 '수사'와 '학급재판'에 대해 설명해줄게. 다들 귀 활짝 열고 들어~"

"수사..."
"결국 하는 검까, 학급재판이란 걸..."

"너희들은 이제부터 지금 일어난 살인에 대해 조사해야 합니다. 증거가 될 것이든 아니든 전부 모아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파일은 모노쿠마 파일이야. 살해당한 피해자들의 사인같은 간단한 정보만 대충 모아 놨어. 여차하면 보라곰~"

어째 원하는 살인이 일어났는데도 모노쿠마는 그닥 즐거워보이지 않았다. 어째서지? 뭔가 이유가 있는 건가?

"계속해서 학급재판~ 입학식때도 설명했듯이 너네들 사이에 있는 검정을 찾아야 합니다~ 3시간 정도 토론하고, 최종적으로 투표하여 득표수가 가장 많은 사람이 검정으로 선택됩니다만, 여러분의 선택이 틀렸다면 여러분 전부가 처형을 받고 검정은 졸업, 여러분이 맞혔다면 검정만이 처형받습니다~ 이상, 그럼 잘 조사해주세요~"

그러고는 모노쿠마는 의기소침한 양 터벅토벅 체육관을 나갔다.

"그건 그렇고 너희들, 혹시 자기가 추리를 잘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에도가와가 그리 묻자 던케르크와 나가사키, 마모리가 손을 들었다.

"그럼 다짜고짜 미안하지만, 세 사람은 망을 봐줄 수 있을까? 누군가 시체를 훼손해 버릴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알았데이, 나가 최선을 다해 카케미즈를 지키긋다!"
"맡겨주십시오."

그렇게 말한 둘은 시체의 옆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럼 나도, 나름대로의 수사란 걸.. 시작해 볼까."

조사 시작


우선 시체부터 조사하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나가사키에게 양해를 구하고선 시체에 가까이 다가갔다. 먼저 옆의 모노쿠마 파일을 확인 해보기로 했다.

<모노쿠마 파일 No.1>
이름 : 카케미즈 쵸지
사인 : ???
시체 발견 현장 : 1층 체육관
사망 추정시각 : 오전 4시
특이사항 : 시체 전체에 물기가 스며들어있음.


그의 기본적인 인적사항과 인물사진, 기타 사건에 필요한 정보가 들어있었다.

"하지만 사인을 모른다니.. 어째서지?"
"그거야말로 검정이 감추고 싶은 것 아닐까? 그게 탄로나면 정체가 밝혀지고, 처형당할테니까."

뒤에서 마모리 군이 말을 걸어왔다.

말탄환 수집 : 모노쿠마 파일 No.1
말탄환 수집 : 시체 발견 상황


"그렇군, 범인이 숨기고 싶은 것이라..."

그리 말하며 나는 시체 쪽으로 다가갔다.
시체를 확인해보니 머리카락부터 전신에 걸쳐 물기가 있었다. 하지만 어째선지 그가 걸친 코트에는 물기가 말라있었다.
이 점 만큼은 가히 수상했다.

말탄환 수집 : 젖은 시체와 젖지 않은 코트

더 조사할 곳이 없는지 조사하던 도중, 시체의 손등에 퍼런 피멍자국이 보였다.

"이건.. 피멍인가? 살아있을 때 다친 건지, 죽은 뒤인지는 모르겠다..."

말탄환 수집 : 손등의 피멍

그 밖에 신경쓰이는 점은 없었다. 시체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여기까지인가. 그럼...

"시체 전신을 이렇게 축축하게 만들 수 있는 곳을 찾아볼까..."

물로 적실 만한 곳은 극히 한정되어있다. 개인실 샤워실, 식당 안쪽의 싱크대, 세탁실, 화장실.
화장실과 식당은 시체 전체를 적실 만한 크기가 되지 않으므로 논외. 세탁실의 세탁기로 시체를 적실 수 있을 리는... 아마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있을 터이니 일단은 포함.

"세탁실과, 카케미즈 군의 개인실을 조사해볼까."

둘 다 기숙사에 있으니 가까운 세탁실부터 가는 것이 좋으리라. 그렇게 세탁실로 가려던 중...

"저기, 이치노사키. 괜찮다면 너랑 동행해도 될까?"
"응?"

에도가와 양이었다.

"미안, 아까부터 가만히 널 보고 있었는데, 다른 녀석들보다 잘 조사하는 것 같아서 말이야. 너만 괜찮으면 따라갈게."
"괜찮겠어? 게다가 에도가와 양은 사립탐정이잖아.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는 거 아냐?"
"물론 나 혼자서도 잘 하지. 하지만, 조사하다가 잘못해서 범인의 역린을 건들어서 죽어버릴 지도 모르니까 말이지. 이용해먹을 사람이 필요해서야."

그러니까, 날 고기방패로 써먹으려고 데리고 다니겠다는 뜻이냐?
과연 초고교급! 나는 생각하지도 못하는 짓을 태연하게 해 버려! 그 점이 짜릿해, 동경하게 돼!

"...알았어. 그럼 같이 가자. 일단 기숙사쪽부터 조사하고 싶어. 먼저 세탁실로 가보자, 조사해 보고 싶은 게 있어."

그렇게 수 분정도 걸어 세탁실에 도착했다. 구석의 CCTV는 아직 작동중이었다.

"CCTV의 기록을 보는 건 역시 무리겠지..."
"CCTV?"
"시체 전신에 물기를 묻힐 수 있는 곳은 사실상 세탁실과 샤워실. 세탁실이라면.. 잔인하지만 세탁기에 넣은 채로 가동시켰을 거야. 시체의 손목 부분에 있던 멍자국이 사후에 생긴 거라면, 그건 즉 범인이 세탁기 안에 시체를 넣고 돌리던 중, 벽에 시체가 마구 부딪혔기 때문에 생긴 타박상이라 추측할 수 있어."
"그리고 그걸 증명하기 위해 세탁실의 CCTV를 통해 범인이 다녀갔는지 체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네 말대로 모노쿠마가 기록을 보여줄 리는 없겠지. 그렇게 되면 학급재판을 할 필요도 없으니 말이야."

곧바로 추리를 이해해 준 에도가와 양은 서둘러 세탁기를 조사했다. 피멍이 날 정도로 부딪혔다면, 그만큼 세탁기에도 흔적이 남았으리라.
하지만, 아무리 조사해 봐도 그런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여긴 틀린 모양이네."
"그럼, 개인실로 가보자. 카케미즈 군의 개인실을 조사해 보면 뭔가 나올지도 모르지."

말탄환 수집 : 세탁기

계속해서 카케미즈 군의 개인실로 들어가 보았다. 문이 열려있단 점에서, 그는 무슨 일이 있어 밖으로 나간 도중 살해당했으리라 추정할 수 있다.

"이 종이 외엔 딱히 신경쓰이는 건 없어. 내용은 안 봤지만 아무래도 어제 나눠준 동기 같아."
"동기..."

지난 날 모노쿠마가 살인이 일어날 때 까지 동기의 내용을 공유해선 안 된다고 한 말이 떠올랐다.

"한 번.. 볼까?"
"...그래."

침을 한 번 삼키고, 동기 쪽지를 열어보았다.
그 내용은...

"...'너만이 유일한 희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