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26. 01:01ㆍTDR21V - 소설판
모노모노폰의 채팅 어플로 대화창을 열었다.
[호시카게, 잠깐 만날 수 있어? 얘기 좀 하고 싶은데.]
[좋아요, 어디서 뵐까요?]
[기숙사 안뜰.]
[기다리고 있을게요.]
호시카게와의 대화를 마친 뒤 폰을 끄고, 기숙사로 걸음을 옮겼다.
"아, 기다렸어요, 이치노사키 군."
"기다리게 해서 미안. 2층을 조사하느라 늦었어."
"2층, 새로운 공간이죠. 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입문하는 기분으로 둘러봤답니다."
"...잡담은 여기까지. 그래서 얘기하고 싶은 건, 어제 학급재판 직후에 했던 이야기에 대해서야."
"...좋아요. 그래서, 당신은 정말로 흑막인가요?"
"아니. 난 흑막이 아냐. 인정하고 말고를 얘기하기 이전에, 내가 흑막이란 증거도 그런 못미더운 종이쪼가리 하나뿐이잖아."
"믿어도 될까요?"
"그래, 믿어 줘."
"...알았어요. 당신이 흑막이 아니란 건 믿어드릴게요. 계속 억지로 의심하고 있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그래."
의외로 쉽게 믿어줘서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조금 의외였다.
"하실 얘긴 이것 뿐?"
"뭐, 그렇긴 한데."
"그럼 전 가보도록 할게요."
"급하게 어디 가?"
"간식이라도 먹을까 해서요."
생각보다 단답이네... 내가 뭐 비호감 줄 말이라도 했나?
"...시간 나면 미무라 양이랑 좀 같이 다니세요."
"뭐?"
갑자기 뭐라는 거야, 영문을 모르겠군..
하여튼 나도 일어날까. 시간도 남았고...
...운동 재밌나?
"그래서, 운동 좀 가르쳐달라고?"
"으응, 요즘 몸이 좀 뻐근해서 말이지. 모처럼 운동할 만한 곳이 생겼으니 나도 한번 해볼까 해서..."
"감동했다!"
...하?
"가, 갑자기 왜 그...."
"너의 건강을 향한 그 자세!! 성장을 위한 그 마음가짐!! 아름답다!!"
"자 잠깐 마모리?!"
"와라 세이카여!!! 오늘부터 네 몸을 완벽하게 만들어주마!!"
헬창은 다 이렇냐?! 왜 운동 얘기가 나오니까 갑자기 이렇게 열혈이야!
"아 아니 역시 괜찮아 가벼운 조깅만으로도..."
"자아! 우선은 신진대사량을 높이기 위한 무산소운동부터다! 가볍게 팔굽혀펴기 100회부터 가지!"
"아 아니 자자자잠깐?!"
그렇게 마모리에게 끌려가 체육복을 입는 순간부터 진짜 지옥이 시작되고 말았고...
3시간 정도 뒤.사망
"후우.. 후어... 하윽....힘들어... 하아...."
"후우~ 좋은 운동이었다!"
안 좋아.
힘들어 죽겠어.
"안돼... 이 이상은... 내 몸이 버티질 못해..."
"겨우 이 정도로 지치다니 아직 멀었군 그래!! 우리의 뜨거운 우정은 지금부터다아아아!!!!!!"
"살려줘어어어어!!!!!"
"...는 잠시 제쳐두고. 나도 좀 쉬어야겠어. 지금 거로 오늘 하루 운동량도 채웠고. 너는 더 할래? 그만둬도 내일이 있으니까 얼마든지 하자고!"
"아, 난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나... 잠깐 다른 사람들이랑도 얘기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해서."
"그래! 그럼 오늘은 그만 쉬어! 고생했다."
그렇게 말한 마모리는 탈의실에서 수건을 가져와 몸을 닦으며 말했다.
"...저기!"
"응?"
"그, 나도.. 사아야라고, 불러도 돼?"
"...푸핫, 당연하지! 얼마든지 그렇게 불러 줘, 친구!"
...친구라.
항상 고맙다. 이 보잘것 없는 친구를 위해 노력해 줘서.
그럼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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