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28. 10:41ㆍTDR21V - 소설판
"..카네다 괜찮냐?"
"응? 아, 괜찮아. 왜 그래?"
"아니... 왠지 멍하니 있는 것 같아서."
"그래? 아하하, 이상하다~"
무리도 아닐 것이다. 바로 어제, 가장 가까운 친구가 둘이나 죽었으니. 그럴수록 기운을 내야 하겠지만, 인간은 그런 걸 쉽사리 해낼 만큼 강한 동물이 아니다.
"..기운내. 이것밖엔 해줄 말이 없다."
"아하하, 고마워.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애써 힘든 걸 감추지 말란 말이다.
바로 옆에, 힘든 걸 언제든지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들이 있잖아.
저녁을 적당히 먹고, 피곤하다는 이유를 대서 먼저 개인실로 돌아왔다.
츠키시마 학원에서 살인게임이 시작된 지 10일. 첫번째 학급재판이 있은 후로 4일 정도가 지났다.
사실 사람이 많은 걸 그닥 좋아하진 않았다.
언젠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 할 때가 올 것을 대비해, 2층이 개방된 후로 동기들과 함께 저녁을 먹기로 한 것이었지만, 역시 영 쉽지 않았다.
"후우..."
개인실의 녹음용 키보드의 건반을 한 손으로 살짝살짝 두드려 쇼팽 왈츠 7번의 한 부분을 연주해 본다. 편안해지는 기분, 이게 내가 피아노를 좋아하는 이유다.
살인게임은 이제 막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였지만 벌써 꽤나 지난 것만 같았다. 아직까지 죽은 사람은 둘 뿐. 하지만 첫 살인의 공포가, 계속 내가 살인의 다음 타겟이 되어버리는 건 아닌지 불안하게 만들었다. 던케르크의 살인은 악의적이지는 않았으나, 결과적으로는 우리에게 꽤나 거대한 충격을 주었다. 우리는 밖으로 나가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고 죽여야 하지만, "사람을 죽이면 나도 죽는다" 라는 족쇄로 온몸이 감겨있다. 그런 우리를 구제해줄 신은 없는 것인가. 나도 모르게, 나답지 않게 자연스레 그런 것을 찾게 된다.
키보드의 전원을 끄고, 피곤한 몸을 이끌어 침대로 향한다. 한 시간만 잘까... 아니, 그냥 내일까지 자버리자. 오늘은 피곤해...
실험의 준비는 끝났습니다. 어떡할까요?
시작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예의 프로젝트를.
하지만, 이번에도 실패하면, 실험체들을 폐기해야 할 뿐더러, 우리들 모두...
시끄럽습니다. 이것만이 모두를 구제할 방법이며, 그 분을 되살릴 방법입니다. 후후, 그럼 3일 뒤, 본격적으로 시작하도록 하지요.
"...짱, 세이카 짱! 일어나 봐! 세이카 짱!"
"...으응..?"
꿈이라도 꾼 건가... 정신이 멍하다.
눈 앞에서 미무라가 황급히 날 깨우고 있었다.
"무슨 일인데 그래..."
"큰일났어! 타카하시 군이.. 타카하시 군이..."
타카하시가 뭐 어쨌길래...
"아무튼 상황이 급해, 빨리 양호실로!!"
사아야에 이어서 이번엔 미무라냐. 또 날 들쳐엎고 간다. 나 그렇게 가벼운가?
"세이카 짱 데려왔어! 상태는 어때?"
"...미무라...양..."
"..."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건데?"
"타카하시가... 타카하시 마저도..."
"...죽어버렸다네. 유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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