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R21V] 챕터 2 <희망문학 - 나의 절망 오렌지나무> -6

2021. 10. 31. 05:10TDR21V - 소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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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신 여기 오는 일이 없었으면 했는데."
"할 수 없잖아? 여기 온 이상. 완벽하게 쳐부수고 가자."
"준비 OK. 언제든 가도 좋아."
"..."
"절대... 죽지 않아."
"우리라면 해낼 수 있어요."
"희망을... 잃어선 안 돼요.."
"퍼뜩 끝내고 뜨끈한 오뎅이나 한 그릇 하자꼬!"
"한 번 해봤으니 대충 방법은 알아. 순식간에 해치우자."
"제발, 이번 재판이 마지막이 되어 줬으면."
"후우..."
"자, 준비 됐슴다! 어서 가죠!"

"다들 각오는 됐지? 그럼... 열게."

천천히 엘리베이터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역시 인원이 줄어서인지, 전보다 엘리베이터가 넓다는 착각이 잠시 들었다.
여전히 엘리베이터 안은 정적으로 가득찼다. 모두 긴장해서 그렇겠지.

경쾌한 종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토가 지하에 도착했고, 문이 열리자 우리는 익숙하다는 듯 각자의 이름이 적힌 자리에 앉았다.

"다들 도착했지? 그럼, 슬슬 시작해도 되려나?"
"...아아. 언제든지 해도 돼."
"하루 종일도 할 수 있슴다."
"빨리 시작이나 해, 망할 곰탱이."
"그럼~ 두근두근 학급재판? 개막합니다!"

학급재판, 개막

Case 02


[모노쿠마]
우선은 학급재판의 간단한 설명부터 해두겠습니다. 학급재판에서는 '누가 범인인가?' 를 의논하여, 그 결과는 너희들의 투표로 결정됩니다. 올바른 검정을 지목하면 검정만이 처형되지만, 혹시 틀린 사람을 검정으로 지목할 경우에는, 검정 외의 전부가 처형되고, 살아남은 검정만이 이 츠키시마 학원을 졸업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집니다!
참고로 꼭 한 명 투표 해주세요. 혹시라도 안 하면, 그 사람에겐 죽음뿐이니까 말이야. 그럼, 지금부터 학급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에도가와 유카리]
우선, 전처럼 피해자에 대한 브리핑부터 하고 들어가자. 다들 찬성하지?

[카네다 츠지로우]
아아, 찬성. 빨리 끝내고 여길 뜨자고.

[시루시 쿠스리]
그, 그럼... 제가 먼저 말할게요.

우선 사체에 관한 것부터 이야기하겠지.
...좋아, 가자.

[시루시 쿠스리]
피해자는 타카하시 유우리 군. 오전 3시 즈음에 양호실에서 사망했죠.

[마모리 사아야]
아까 말씀 못 해서 이번 기회에 말하는데, 최초 발견자는 나랑 미무라, 시루시였어.

[미무라 코토코]
맞아, 사아야 짱이랑 걷던 중에 쓰러져 있는 유우리 짱을 발견했지.


[카츠라기 카렌]
그래서 시루시 양을 먼저 찾아 데려온 뒤, 우리들을 찾아다녔단 검까.

[나가사키 사쿠라]
캐도 범인놈도 참말루 잔인하구마...
식칼로 찔러죽일 생각을 허다니...


[이치노사키 세이카]
그건 틀렸어!
타카하시의 사인은 식칼에 의한 자상(刺傷)이 아니라, 혈액 응집 현상에 의한 즉사라고 모노쿠마 파일에도 적혀있잖아?

[나가사키 사쿠라]
아아, 그랬었지. 미안타. 암만 혀도 식칼이 너무 임팩트가 커부러서...

[쿠로자와 하코네]
다음부턴 조심하라고?
아무튼, 이걸로 피해자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짚고 넘어갔어. 그럼...

[츠미기리 츠루기]
어떻게 그를 살해했는지 알아 볼까. 후후...

후후?

[세키가하라 미스즈]
아~아, 결국 시작된 건가...

시작돼...?


[강안나]
혈액 응집 현상에 의한 즉사였지, 사인은.

[시루시 쿠스리]
예, 즉,
맞지 않는 혈액형의 피를 수혈받아... 모세혈관 내부의 피가, 굳어버린 거죠...

[카네다 츠지로우]
그럼 그 피를 어떨게 수혈받아서 죽은 건지가 포인트가 되는 거군.

[마모리 사아야]
양호실 냉장고에
잔뜩 들어있던 수혈팩을 쓴 거 아냐? 비타민 음료도 하나 없어서 좀 아쉬웠지만.


[이치노사키 세이카]
그건 틀렸어!
시루시의 말에 따르면 수혈팩을 쓴 흔적은 없다고 해. 실제로 양호실 조사 도중, 사용된 수혈팩은 보이지 않았어.

[카츠라기 카렌]
자, 잠깐만요. 그 말은 즉슨, 범인이 자기 피를 수혈시켜 살해했다는 검까...?!

[강안나]
그렇게 될 지도 모르지. 하지만, 만에 하나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일단은 남겨둬야 해.

아니, 다른 상황이 있을 가능성은 없어. 왜냐하면...

[이치노사키 세이카]
말탄환 저격 : 미무라의 증언
그런 가능성은 없어. 미무라가 직접, 범인이 수혈하고 도망치는 걸 봤으니까!

[에도가와 유카리]
뭐라고?!

[세키가하라 미스즈]
정말이야, 코토코?

[미무라 코토코]
정말이야. 전부 본 건 아니지만, 범인이 수혈을 하다 말고 도망치는 걸 봤어.

그리고 그걸 뒷받침하는 증거는..

[이치노사키 세이카]
말탄환 제시 : 양호실 창틀의 족적
양호실 창틀에 있던 발자국이 그걸 뒷받침해주지. 범인이 도망친 것엔 틀림 없는 것 같아.

[츠미기리 츠루기]
흐~음... 허나 이치노사키여...! 지금 네 주장에는 허점이 있네.

[이치노사키 세이카]
허점이라고?

[츠미기리 츠루기]
아아, 어쩌면 여기서 범인을 잡아낼 수 있을지 모를 허점이란 말일세... 그걸!!! 지금부터 자네에게 알려주도록 하지! 카하하하하하하하하..!

[나가사키 사쿠라]
무, 뭐꼬?! 저 자슥 갑자기 폭주기관차가 됐는디?!

[세키가하라 미스즈]
츠루기는 자신이 흥미를 가진 살인에 완전히 미쳐버리거든... 지금처럼 말이지.

[츠미기리 츠루기]
자아 이치노사키여! 이 내가 진실을 입증해주도록 하지!!
지혜의 열매를 먹은 아담을!!

[이치노사키 세이카]
...
바라던 바다!!


우선 내 최종적인 주장부터 말해두도록 하지.
타카하시에게 수혈해 죽이고, 창틀로 도망친 건
다름 아닌 미무라 자신이다!
모종의 이유로 식칼로 타카하시를 찌른 그녀는, 그가 원하는 대로 죽지 않았단 사실에 분노해 이번엔 수혈로 확실히 죽인거다!
자아, 어떠냐. 반론할 게 있다면 반론해봐라!
네 주장도 일리는 있지만, 칼에 찔린 타카하시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미무라와 사아야 두 사람이야! 둘이 공범이 아닌 이상, 미무라가 증언한 대로 그 짧은 시간동안 혼자 수혈하고 도망칠 수 있을 리 없어.
확실히 두 사람이 공범일 리는 없지. 하지만 하지만 이렇게 하는 건 어때?!
미무라가 미리 주방에서 식칼을 가져와 타카하시를 찌른거야. 그리고 마모리와 만나 걸어가던 중, 자연스럽게 발견한 척을 하는거지. 그리고 미무라는 마모리와 함께 시루시를 찾아 나갔지만, 도중에 돌아와 타카하시를 살해하고 창틀을 통해 도망친 거다!


[이치노사키 세이카]
말탄환 저격 : 식칼이 꽃힌 모습
그 모순, 베어내주겠어!
이건 에도가와가 알려준 건데, 사람은 식칼로 찌를 때, 어느 손으로 찌르는가에 따라 상처의 형태가 미묘하게 다르다고 했어. 그리고 타카하시의 시체에 난 자상의 형태는 왼손으로 찌른 상처. 하지만 아쉽게도... 미무라는 오른손잡이야.

[에도가와 유카리]
저 녀석, 내가 알려준 거라 말했어도 저렇게 폼 잡으니까 자기가 알아냈다고 말하는 것 같잖아...

[미무라 코토코]
에, 세이카 짱 그거 어떨게 알았어? 내가 오른손잡이인 거...

[이치노사키 세이카]
보통 사람들이 오른손잡이잖아? 게다가 너 젓가락도 오른손으로 들고.

[츠미기리 츠루기]
흥미롭군, 실로 흥미로워...
너의 추리로부터는 그런 결과가 나왔나. 그렇다면 이쪽의 의견은 일단 접어두도록 하지.

[카네다 츠지로우]
흐음...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강안나]
뭐, 지금까지의 수확이라면 타카하시를 찌른 범인이 잘 쓰는 손은 왼손이란 거랑, 범인이 자기 피를 수혈했을 거라는 것...
...그 외엔 없어?

뭐라고?

[호시카게 유키무라]
말도 안 돼요! 이렇게나 대화했는데, 아직도 얻은 정보량이 이렇게나 적다니!

[카츠라기 카렌]
어쩔 수 없슴다. 조금 더, 범인에게 확실하고 크게 다가갈 수 있는 증거물이 필요해요.

그런 증거는... 아마 없을거야.
정말로 그게 사건과 아무런 연관도 없다면...

[이치노사키 세이카]
말탄환 저격 : 의문의 쪽지
저기, 혹시 사건과 관계가 있다면의 얘기지만.
모두 이 쪽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