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1. 19:45ㆍTDR21V - 소설판
[이치노사키 세이카]
저기, 혹시 사건과 관계가 있다면의 얘기지만.
모두 이 쪽지에 대해 이야기해보지 않을래?
나는 미무라의 개인실에서 얻은 의문의 쪽지를 꺼내들었다.
[미무라 코토코]
...
[카츠라기 카렌]
뭠까, 그건?
[쿠로자와 하코네]
쪽지..? 하지만 난도질 되어있어.
[이치노사키 세이카]
이건... 미무라의 개인실에서 찾은 거야.
그, 잠시 둘러 보다가 말이지.
[호시카게 유키무라]
그 쪽지엔, 뭐가 적혀 있죠?
[이치노사키 세이카]
읽을 수 있는 부분만 읽어볼게...
「...콤플렉스...
... ... 가족에게...
이야기... 모노쿠마는...
언제든... ... 있을게요. 9시 20분... 」
...
[카네다 츠지로우]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뉘앙스는 어째 감이 오네.
[강안나]
콤플렉스, 가족... 아무래도 지난번의 동기와 관련된 거겠지. 그것을 자신에게 털어줬으면 하기 때문에, 기다릴테니 이야기하러 와 달라는 쪽지를 남긴거야.
그렇군... 그 때의 내용이 신경쓰였던 건가.
[쿠로자와 하코네]
그래, 그럼 여기서 하나 묻겠는데, 미무라 너는...
쪽지를 보낸 사람과 만났어?
[에도가와 유카리]
중요한 질문이니까, 가급적이면 정확하게 대답해 줘.
[미무라 코토코]
...
미무라는 쪽지 이야기가 나왔을 때부터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역시 뭔가 걸리는 게 있겠지.
[미무라 코토코]
젠장... 젠장... 젠장젠장젠장젠장젠장제기랄제기랄제기랄제기랄제기랄제기랄제기랄제기랄제기랄!!!!!!
이치노사키 세이카, 그 쪽지에 대해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말했건만!!!!!!!! 죽여버리겠어, 죽여버리겠어죽여버리겠어죽여버리겠어!!!!
[이치노사키 세이카]
뭣, 무슨 소리야!
미무라는 나를 향해 광적인 눈빛을 하며 절규했다.
[마모리 사아야]
자, 잠깐 미무라 진정해! 어이, 누가 말려봐! 당장이라도 폭발할 것 같...
[미무라 코토코]
아니, 괜찮아 사아야 짱.
하?
다시 돌아보니 미무라는 방금 전까지의 살기는 어디 간 건지, 갑자기 온화한 얼굴로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웃음은 뒤에서 어딘지 모를 차가움이 보이고 있었다.
[미무라 코토코]
얘기해도 돼. 얼마든지. 난 유우리 짱을 죽이지 않았으니, 이렇게 떳떳하게 있어도 돼. 응.
묘하다... 미무라가 원래 이랬던가?
갑자기 학생들은 저런 미무라를 의심하는 눈치였다.
[시루시 쿠스리]
아, 아무튼... 미무라 양은 쪽지를 쓴 사람과 만났나요?
[미무라 코토코]
아니, 당연히 난 만나지 않았어. 죽을지도 모르는데 혼자서 갔을까? 게다가.. 내 고민을 그렇게 쉽게 말할 수도 없지.
[이치노사키 세이카]
가지 않았다... 그럼 밤 시간 전인 9시 20분엔 뭘 하고 있었지?
[미무라 코토코]
그야 다들 저녁을 먹고 돌아간 때였으니, 혼자서 느긋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지.
호오?
[쿠로자와 하코네]
그래? 그렇다면 말이지.. 누군가 주방에서 나가는 걸 보지 못했어?
[미무라 코토코]
응? 아무도 못 봤는데, 혹시 누가 있었어?
[이치노사키 세이카]
말탄환 저격 : 사라진 두 자루의 식칼
이상한데? 분명 그땐 주방에서 식칼이 두 자루, 도난당했어야 하는데 말야.
[미무라 코토코]
뭐...?!
[이치노사키 세이카]
사람이 식칼을 두 자루나 가져가는데 느긋하게 앉아서 홍차나 마셨다... 이건 좀 이상하지?
[미무라 코토코]
그, 그걸 누구한테 들은거야! ..식칼을 가져갔다는 건!!
[카네다 츠지로우]
저~기 있는 나가사키한테서야. 한번 얘기 좀 해줘!
[나가사키 사쿠라]
그, 그게 말이다... 저...
9시 10분쯤에 야식 할라꼬 잠깐 왔다가, 내 개인실에 가즐러 갈 게 있어서, 퍼떡 갔다 왔을 때, 식칼이 사라져 있었다 아이가.
[미무라 코토코]
...계속 얘기해 봐.
[나가사키 사쿠라]
그, 여기서부턴 아무헌티도 말 안 혔는디...
정지에서 유우리 짱이 칼을 맞고 쓰러져 있던 걸 보고는, 식겁혀서 달아나부렀다 아이가... 미안타...
뭐? 그렇게 말한다면 사실상 최초 발견자는 미무라와 마모리가 아니라...
[호시카게 유키무라]
최초 발견자들 중 마지막 한 명이 미무라 양이 아니라... 나가사키 양...이었단 건가요?
[나가사키 사쿠라]
아아, 그랗고 말고. 지금꺼지 숨겨서 미안타.
한 순간, 정적이 흘렀다.
[카츠라기 카렌]
그럼, 아무래도 분위기 상, 나가사키 양이 나간 사이에 미무라 양이 식칼로 타카하시 군을 찌르고 갔다는 검까. 무섭군요...
[미무라 코토코]
닥쳐!!! 난 찌르지 않았어... 내가 아냐.. 내가 아니라고... 아냐... 아냐아냐아냐아냐아냐아냐...... 그래, 식칼! 두 자루 사라졌다며. 하나는 내가 훔친 게 맞다고 쳐. 그럼 다른 하나는? 누군가 그걸로 유우리 짱을 찔렀을 지도 모르는 거잖아? 안 그래? 응? 응? 대답해!
[에도가와 유카리]
그거야 간단한 이야기 아냐? 모두가 범인이 자신이 아니게 생각하게 만들기 위해, 한 자루 더 가져간 거야. 어디 쯤 있으려나... 그래, 지금 쯤 소각장에서 열심히 불타고 있는 거 아닐까 몰라.
[미무라 코토코]
아하하, 아하하하하... 아쉽지만 틀렸어. 난 오늘 단 한 번도 소각장에 가지 않았으니까 말야.
게다가 내가 9시 10분부터 10분동안, 식당에 다녀갔다는 증거가 과연 어디 있을까! 아앙?! 말해 보라고 이것들아!
[쿠로자와 하코네]
그, 그건... 그런 증거는 어디에도 없잖아!
말도 안 돼... 정말로 증거가 없다면, 이 재판은...
[이치노사키 세이카]
...아냐... 있을지도.
[미무라 코토코]
뭐!?
그래 있었다. 또 하나의 식칼이 사라질 수 있는 시간. 아니,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이.
[이치노사키 세이카]
그래, 굳이 사건 전으로 돌아갈 필요조차 없어.
자고 있는 날 찾으러 올 때, 미무라는 조사하는 척 주방에 들러 식칼을 하나 더 가져갔다.
그리고, 자신이 걸리더라도 얼버무리며 다른 누군가를 범인으로 내세우기 위해, 어딘가에 버린거야. 장소는 상관없어. 누구도 찾지 못하거나, 갈 생각이 없을 만한 곳이면 돼. ...아쉽게도 이걸 써먹을 때가 없었지만.
[미무라 코토코]
과연 그럴까? 아쉽지만 그런 추리를 해도, 내가 칼을 버렸다는 증거가 없지 않아? 거기다가, 내가 거기에 숨기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텐데.
[이치노사키 세이카]
호오, 과연. 숨기는 데에 오래 걸린다라... 그 말은 즉, 칼을 숨긴 곳은 구조가 복잡한 곳이거나 알지 못하는 곳, 혹은... 너무나도 깊은 곳이기 때문에 거기까지 보내기 힘든 곳이군. 그래, 예를 들면... 기숙사 창고 가장 안 쪽, 주방식칼들을 보관하는 곳이라던가. 하지만 그곳에서 다른 칼을 빼 간 일은 없었기 때문에 칼을 자연스럽게 두긴 힘들거야. 그래서, 다들 신경쓰지 않을 식칼 케이스 뒤에 숨겼다.
[에도가와 유카리]
모노쿠마, 창고에서 케이스 뒤쪽에 식칼이 있는지 찾고, 있다면 가져와 봐.
[모노쿠마]
알았어~ 물건 가져오는 것 정도야, 원래는 안 되지만 중요한 증거라면 그래야지~
모노쿠마가 식칼을 가지러 가고 약 5분 정도 뒤.
모노쿠마는 정말로 식칼을 가져왔고, 정말로 그것 하나만은 식칼 케이스에 없었으며, 타카하시의 것으로 추정되는 피가 고스란히 묻어있었다.
[호시카게 유키무라]
진짜로, 식칼이 있었을 줄은...
[쿠로자와 하코네]
우리에게는 도구야 없지만, 모노쿠마에게야 부탁하면 해줄지 모르지. 지문을 조사하면 미무라의 지문이 나올 거고, 피에선 타카하시의 DNA가 나올 거야. 굳이 여기서 서로의 지문을 떠서 대조할 필요는 없어. 이 학원의 학생자료에서 찾아 대조할 수 있을 지 모르니까. 혈액이야, 수혈팩을 쓰지 않았으니 당연히 타카하시 본인의 것이겠지.
미무라는 정말로 당황한 기색이었다. 눈에 초점이 없었고, 다리는 크게 떨리고 있었다. 아무래도 더 이상 부정할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미무라 코토코]
후후, 우후후후후... 운만 좋으면, 사쿠라 짱도 함께 저승으로 갔을지도 모르겠네. 아하하하...
[세키가하라 미스즈]
그럼... 그 말은...
[미무라 코토코]
그래, 내가 죽였어.
또다시 정적.
그녀가 범인이란 사실을 누구도 받아들이지 못했다.
나가사키는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소리죽여 울고 있었다.
에도가와와 세키가하라는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카네다와 카츠라기, 쿠로자와 역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미무라는 우리들 중에서도 단연, 사교력도 친화력도 높았기에,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과 친했고,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살인을 하지 않울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모두의 생각을 뒤집어 놓은 것이었다.
[이치노사키 세이카]
하나만 묻자.
...동기가 뭐야?
[미무라 코토코]
알고 있지 않아? 그 쪽지에 쓰여있는 대로.
내 콤플렉스 때문이야.
[미무라 코토코]
어릴적엔 언니와 어머니, 아버지. 넷이서 자라 왔어. 하지만 아버지는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였고,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와, 나를 두고 언니와 둘이서만 도망쳤지. 잔혹하게도 어머니와는 그날 이후로 두번 다시 만날 수 없었어. 난 그런 어머니를 항상 찾아다녔고, 아버지는 그런 나를 한심하게 여기며 온갖 폭력을 행사했어. 급기야는 날 걸레짝 취급하면서 못할 짓들까지 해왔지.
[에도가와 유카리]
그런...
[미무라 코토코]
초등학생이 된 나는 다른 아이들보다 일찍, 그런 것들에 대해 알게 되었고, 소문이 돌면서 친구들도 날 피하기 시작했지. 불행하게도, 선생들은 그런 날 거들떠보지도 않았어.
난 아버지가 만악의 근원이라고 자연스레 생각했고, 그대로 난... 아버지를 자신의 손으로 찔렀어.
[츠미기리 츠루기]
호오...
[미무라 코토코]
하지만 상처의 흉터는 아물지 않았지. 난 내 과거를 잊기 위해, 다른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었어. 그렇게 필사적으로 공부하고, 중학교로 올라가선 친구들도 많이 만들었지만, 소용 없었지. 그 때 아버지가 나에게 그런 짓만 하지 않았어도 난... 몸을 파는 짓 따윈 안 했어.
[시루시 쿠스리]
...
[미무라 코토코]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그런 행위는 계속됐지. 생활비를 위해서란 목적도 있었지만, 상처를 잊기 위해서라는 명목이 더 컸어. 그렇게.. 완전히 잊을 수 있었건만...
[나가사키 사쿠라]
코토코...짱...
[미무라 코토코]
...하지만 난 그때, 우연히 만난 한 사람 덕분에 내 안에 숨겨져 있는 재능을 알았어. 그래, 누가 무슨 말을 하면 듣기만 해도 정말 기적같은 해결책이 떠오르는 카운셀러의 재능이었지. 그 재능은 어째선지 날 선택했어. 그리고, 내 인생은 180도 바뀌었지.
[쿠로자와 하코네]
...
[미무라 코토코]
난 그 재능으로 많은 사람들을 살렸고, 언젠가는 나같이 가정폭력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려내서 정말 기뻤어. 그런 불행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겠구나 했어. 그리고 이런 내 재능을 알아낸 츠키시마 학원이 날 스카우트해온 거고. ...결국 살인게임에 휘말려선 이 꼴이 났지만 말야.
이제 와선 자업자득이란 생각이 들어. 아버지가 나에게 이러지만 않았어도, 유우리 짱이 내게 가족 얘기를 꺼내지 않았어도, 난 순수하게 카운셀러로서 살아갔을 거고, 이런 살인게임에서도 사람을 죽이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아무래도 이렇게 남 탓이나 하는 내 정신은, 아직도 초등학생 시절 그대로 머물러 있었던 모양이야.
[이치노사키 세이카]
...
학급재판, 폐막
Case 02
"..."
그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 미무라가 범인이라고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적어도 자신이 범인임을 끝까지 인정해주지 않았으면 했다.
"모노쿠마."
"응~? 무슨 일이야?"
"알려줘, 내 특전."
특...전?
"모노쿠마와는, 내가 사람을 죽이면 특별한 걸 주겠다고 했으니까. 사실상 그것때문에 죽인 거고."
"음~ 그럼 지금부터 알려줄게! 특전의 정체는~ 미무라 양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과 둘이서만 나가는 거였습니다~"
...하?
"뭐, 이렇게 범인임이 밝혀졌으니 이 특전도 못 쓰게 되어버렸으니 어쩔 수 없겠네."
"코토코...짱... 으째서..."
"지금까지 고마웠어, 다들. 한은 없어."
...싫어.
"모노쿠마, 처형."
"오케~이! 그럼~"
...안 돼.
"초고교굽 카운셀러 미무라 양에게 어울리는 처형을 준비했습니다!"
"미무라..."
"고마웠어, 세이카 짱."
"가지 마...!"
"...좋아해."
"미무라아아아아아!!!!!!"
벌칙 - <금도끼 은도끼>
초고교급 카운셀러 미무라 코토코 쳐형식
갑자기 나타난 불곰 모노쿠마를 피해 도망가는 미무라. 도망치던 도중 안경을 도중에 호수에 빠트리자, 신령 모노쿠마가 나타나, 금도끼와 은도끼, 안경 중 빠트린 건 어느 것인지 묻는다. 다급했던 미무라는 횡설수설하며 잘 알지 않느냐, 아무거나 달라고 부탁한다. 모노쿠마는 절실하지 못한 아이라며 금도끼를 준다고 하지만, 역시 그냥 주지 않는 모노쿠마, 미무라에게 금도끼를 던져 그녀를 베어버리고 호수 속으로 사라진다. 그 후, 쫓아온 불곰 모노쿠마에게 그 시체를 먹히며 마무리.
...
"... 코토코...짱..."
"..."
나가사키와 카네다는 허무하다는 얼굴을 하며 먼저 위로 올라갔다.
"..싫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
나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사아야와 에도가와가 와서 위로해주었다.
"...저흰 이만."
"가보도록 하지."
호시카게와 시루시, 세키가하라와 츠미기리, 쿠로자와도 떠났다.
"...생각 좀 비우고 올라와. 너에겐.. 어째됐든 중요한 사람이었을 테니까. 힘든 건 당연해."
그렇게 말하고는 안나도 천천히 떠나갔다.
허무했다. 나를 좋아해주었는데도, 나는 그걸 전혀 깨닫지 못했다. 그녀가 떠나갈 때까지도.
"기운 내.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걸 막을 수는 없었지만, 그런 건 가슴에 묻어버리고, 이제부터라도 다른 사람들이 떠나가지 않도록 막는 것에 집중하자."
"이치노사키..."
"...가자."
더이상 아무도.. 떠나보내진 않을 거라 다짐했다.
이 몸을 희생시켜서라도...
챕터 2 <희망문학 - 나의 절망 오렌지나무>
END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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