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R21V]챕터 3 <희망과 절망의 론도> -5.5

2022. 3. 17. 00:33TDR21V - 소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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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아아~ 마시써!!"

술에 잔뜩 취해버린 카네다가 또 술을 들이키며 외쳤다.

"아 머리울린다 니 고만 소리질르라..."
"미아내~"

아니 소리좀 그만 지르라고.

"술을 마시더라도, 술에 먹히지는 말라 했거늘..
...나 장실좀 다녀온다.. 못버티면 그냥 개인실 들어갈게."
"엉? 나도 같이가.. 웁.."
"니 여다 토하지 말래이... 드럽다 아이가.."

화장실로 가는 쿠로자와를 이치노사키가 따라간다.

"나...슬슬 끝내고 싶어..응..."
"나..도... 슬슬..한계..."

세키가하라와 나도 슬슬 바깥으로 나와 기숙사 중앙정원을 향해 천천히 걸어간다. 안에는 아직 마모리나 카츠라기도 있으니 괜찮겠지..

"그럼 나는 밤공기좀 쐬다 갈게. 너도 슬슬 들어가."
"응.. 나 갈..."

..뭐야, 잠들었나.
어쩔 수 없지, 옮겨둘까.

...세키가하라를 침대에 눕히는 데에 10분 정도를 쓰고 다시 정원으로 나왔다. 어찌나 굴러떨어지던지, 하마터면 인내심이 터져서 못으로 고정시킬 뻔 했다.

"후우... 더워..."

정원 벤치에 앉아 달빛을 올려다본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을 돌이켜본다.
...아니, 이건 역시 내 성격에 맞지 않는다. 난 과거 따위 돌아보거나 하지 않는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비틀비틀 정원을 어슬렁거린다. 근처에 있는 철봉에도 매달려보고, 다시 벤치에 앉거나 누워도 본다.
...영 속이 정리되지 않는다. 취해서인가.

"..."

이치노사키 세이카.. 아무리 봐도 수상하다.


토하고 술주정하고 울어제끼는 세이카를 개인실에 들이고, 개인실에 들어가는 길이었다.

"응?"

나가사키 사쿠라...로 보이는 여자가 어딘가로 간다..?
굳이 훔쳐볼 필요는 없지만, 개인실에 가겠다고 말했기 때문에 대놓고 있기는 좀 뭐했다.
잠시 따라가볼까...

학교 1층을 지나.. 2층...3층..? 어딜 가려는 건지..

..계속 따라가며 조사한 결과, 나가사키는 술에 취하면 좁아터진 곳에 가서 잠을 자는 것 같다는 결론이 나왔다.
저건 술버릇인가..? 아니 왜 개인실을 두고 굳이 저기서 자는거야? 이해가 안 간다..
아무튼 나도 하찮은 스토커 행세는 그만두고 잠이나 자러 갈까...

라고 생각했지만, 그러기엔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저기, 잠시 할 얘기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