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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R21V] 챕터 2 <희망문학 - 나의 절망 오렌지나무> -3
집에 돌아와보니 아버지는 여전히 자고 있었다. "아버지, 아직도 자는거야?" 뭐, 등에 식칼이 꽃혀있으니 아직도 자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순수했던 나는 점점 피폐해져만 갔다. 어릴적 찾아다니던 어머니 따위도 이젠 어디에 있든, 살아있든 죽어있든 상관 없었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남자를 찾기 시작했다. 망할 아버지 때문에 일찍 어른의 정사를 알아버린 나는 비싼 값을 받으며 밤일하는, 흔히 말하는 몸팔이를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학업에 어떻게든 열중해서 전교권의 자리에 앉고, 장학금을 얻어, 아버지가 안고 있던 채무도, 생활비도, 전부 청산할 수 있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루틴에는 변함 없었다. 여전히 난 몸을 팔고 다녔다. 가끔은 돈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그런 친구들'을 만들었지만, ..
2021.10.27 -
[TDR21V] 챕터 2 <희망문학 - 나의 절망 오렌지나무> -2
모노모노폰의 채팅 어플로 대화창을 열었다. [호시카게, 잠깐 만날 수 있어? 얘기 좀 하고 싶은데.] [좋아요, 어디서 뵐까요?] [기숙사 안뜰.] [기다리고 있을게요.] 호시카게와의 대화를 마친 뒤 폰을 끄고, 기숙사로 걸음을 옮겼다. "아, 기다렸어요, 이치노사키 군." "기다리게 해서 미안. 2층을 조사하느라 늦었어." "2층, 새로운 공간이죠. 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입문하는 기분으로 둘러봤답니다." "...잡담은 여기까지. 그래서 얘기하고 싶은 건, 어제 학급재판 직후에 했던 이야기에 대해서야." "...좋아요. 그래서, 당신은 정말로 흑막인가요?" "아니. 난 흑막이 아냐. 인정하고 말고를 얘기하기 이전에, 내가 흑막이란 증거도 그런 못미더운 종이쪼가리 하나뿐이잖아." "믿어도 될까요?..
2021.10.26 -
챕터1 후일담
작가입니다. 챕터 1 내용이 너무 부실하고, 마지막이 너무 급전개스러워서 재미없었을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원래 이것보다 더 해메는 주인공과, 그런 주인공을 한심해하는 브레인들을 그리고 싶었지만 제 필력도 딸리고, 빨리 3챕터를 쓰고 싶어서 참지 못하고 그만 급전개로 휘릭휘릭 날려버렸답니다... 초기설정 얘기를 하자면 초기설정에서도 검정은 던케르크군, 피해자는 카케미즈군이었습니다. 하지만 범인을 알아가는 과정이 많이 달랐는데요, 초기설정과 지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원래 시체 발견 장소가 세탁실이었다는 점이려나요, 조사 장소에 창고도 들어가 있었답니다. 호시카게의 동기도 전혀 다른 거였고... 이치노사키의 동기도 다른 거였어요. 저 동기는 원래 카츠라기가 받은 거고요. 미무라는 이제와서 설정이 바뀐 케이스인..
2021.10.25 -
[TDR21V] 챕터 2 <희망문학 - 나의 절망 오렌지나무> -1
아팠습니다. 집에는 저와 아버지뿐입니다. 아버지는 저에게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년이라 혼내셨습니다. 아버지는 저를 걸레라고 부르며 저를 괴롭혔습니다. 아버지는 바깥에선 잘 웃으시지만, 어째선지 저에게는 웃어주시지 않습니다. 힘들었습니다. 친구들도 저를 떠났습니다. 아무도 저를 봐주지 않았습니다. 그 고통은 지금도 잊을 수 없어. [딩동댕동~ 여러분, 아침 시간입니다. 오전 일곱 시예요! 오늘도 힘차게 가봅시다~] "... 으으..." 간신히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이 악몽이 끝났다 싶었지만, 비몽사몽이 깨고 나니 여전히 개인실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슬슬 일어나서 아침을 먹어볼까 하고 침대에서 내려가려고 했지만... 어째선지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하반신이 무거웠다. 아래를 내려다봤다. 그러자- "음..
2021.10.25 -
[TDR21V] 챕터 1 오마케 : 사이좋기계
"에도가와 양~ 에도가와 양~" "응?" 모노쿠마는 갑자기 나를 불러세우고는, 이상한 기계를 건네줬다. "괜찮으면 이거 받아줘~ 내가 주는 학급재판 클리어 기념 특전이야~" "...쓸모없는 장난감이면 버린다." "그거, 가장 싫어하는 사람 앞에서 쓰면 엄청 재밌는 일이 일어난다구~? 우뿌뿌~" 그리 말하고 모노쿠마는 "그럼 안녕~ 쓰는 건 네 몫이야~"라 말하곤 가버렸다. "뭐지, 이건." 기계의 뒷면에 설명서가 있었다. 사이좋기계 이 기계는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 앞에서 써야 효과가 적용된다. 작동은 빨간 버튼을 눌렀을 때 작동된다. 장치의 유효 기간은 하루이며, 중도 해제, 파괴는 불가능하다. 다른 자에게 넘겨줄 경우 교칙위반으로 처형한다. 꽤 그럴듯하게 써 놨지만, 역시 장난감같네. ... "그..
2021.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