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R21V - 소설판(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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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R21V] 챕터 2 <희망문학 - 나의 절망 오렌지나무> -5
"미무라가 자네를 데리러 나간 사이, 이미 모노쿠마가 와서 시체라는 말을 하고, 이 모노쿠마 파일을 주고 가버렸네. 어쩔 수 없지만... 또다시, 이 지옥의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는 소리라네." "젠장... 대체... 누가... 왜..." "어쩔 수 없죠.. 일단 조사를..."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절망은 또다시, 우리들을 죽음의 길로틴에 서게 만들었다. 이미 조사는 시작된 뒤였다. 츠미기리의 말에 따르면, 호시카게, 안나, 세키가하라, 카네다, 쿠로자와, 카츠라기는 이미 조사하러 떠난 직후라고 한다. 마모리와 나가사키는 시체의 감시를, 시루시와 에도가와는 시체의 부검을 하고 있었다. "지, 지난 번엔 당황해서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지금부턴 제가... 시체의 부..
2021.10.29 -
[TDR21V] 챕터 2 <희망문학 - 나의 절망 오렌지나무> -4
"..카네다 괜찮냐?" "응? 아, 괜찮아. 왜 그래?" "아니... 왠지 멍하니 있는 것 같아서." "그래? 아하하, 이상하다~" 무리도 아닐 것이다. 바로 어제, 가장 가까운 친구가 둘이나 죽었으니. 그럴수록 기운을 내야 하겠지만, 인간은 그런 걸 쉽사리 해낼 만큼 강한 동물이 아니다. "..기운내. 이것밖엔 해줄 말이 없다." "아하하, 고마워.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애써 힘든 걸 감추지 말란 말이다. 바로 옆에, 힘든 걸 언제든지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들이 있잖아. 저녁을 적당히 먹고, 피곤하다는 이유를 대서 먼저 개인실로 돌아왔다. 츠키시마 학원에서 살인게임이 시작된 지 10일. 첫번째 학급재판이 있은 후로 4일 정도가 지났다. 사실 사람이 많은 걸 그닥 좋아하진 않았다. 언젠가 많은 사람들 ..
2021.10.28 -
[TDR21V] 챕터 2 <희망문학 - 나의 절망 오렌지나무> -3
집에 돌아와보니 아버지는 여전히 자고 있었다. "아버지, 아직도 자는거야?" 뭐, 등에 식칼이 꽃혀있으니 아직도 자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순수했던 나는 점점 피폐해져만 갔다. 어릴적 찾아다니던 어머니 따위도 이젠 어디에 있든, 살아있든 죽어있든 상관 없었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남자를 찾기 시작했다. 망할 아버지 때문에 일찍 어른의 정사를 알아버린 나는 비싼 값을 받으며 밤일하는, 흔히 말하는 몸팔이를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학업에 어떻게든 열중해서 전교권의 자리에 앉고, 장학금을 얻어, 아버지가 안고 있던 채무도, 생활비도, 전부 청산할 수 있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루틴에는 변함 없었다. 여전히 난 몸을 팔고 다녔다. 가끔은 돈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그런 친구들'을 만들었지만, ..
2021.10.27 -
[TDR21V] 챕터 2 <희망문학 - 나의 절망 오렌지나무> -2
모노모노폰의 채팅 어플로 대화창을 열었다. [호시카게, 잠깐 만날 수 있어? 얘기 좀 하고 싶은데.] [좋아요, 어디서 뵐까요?] [기숙사 안뜰.] [기다리고 있을게요.] 호시카게와의 대화를 마친 뒤 폰을 끄고, 기숙사로 걸음을 옮겼다. "아, 기다렸어요, 이치노사키 군." "기다리게 해서 미안. 2층을 조사하느라 늦었어." "2층, 새로운 공간이죠. 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입문하는 기분으로 둘러봤답니다." "...잡담은 여기까지. 그래서 얘기하고 싶은 건, 어제 학급재판 직후에 했던 이야기에 대해서야." "...좋아요. 그래서, 당신은 정말로 흑막인가요?" "아니. 난 흑막이 아냐. 인정하고 말고를 얘기하기 이전에, 내가 흑막이란 증거도 그런 못미더운 종이쪼가리 하나뿐이잖아." "믿어도 될까요?..
2021.10.26 -
[TDR21V] 챕터 2 <희망문학 - 나의 절망 오렌지나무> -1
아팠습니다. 집에는 저와 아버지뿐입니다. 아버지는 저에게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년이라 혼내셨습니다. 아버지는 저를 걸레라고 부르며 저를 괴롭혔습니다. 아버지는 바깥에선 잘 웃으시지만, 어째선지 저에게는 웃어주시지 않습니다. 힘들었습니다. 친구들도 저를 떠났습니다. 아무도 저를 봐주지 않았습니다. 그 고통은 지금도 잊을 수 없어. [딩동댕동~ 여러분, 아침 시간입니다. 오전 일곱 시예요! 오늘도 힘차게 가봅시다~] "... 으으..." 간신히 침대에서 몸을 일으킨다. 이 악몽이 끝났다 싶었지만, 비몽사몽이 깨고 나니 여전히 개인실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슬슬 일어나서 아침을 먹어볼까 하고 침대에서 내려가려고 했지만... 어째선지 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하반신이 무거웠다. 아래를 내려다봤다. 그러자- "음..
2021.10.25